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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편의점, 거래액 25배와 직원 0.2명을 읽는 법

Global AI & Robotics Association 2026. 10. 13. 10:18

중국 상하이의 강변 산책로에 십여 제곱미터 남짓한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가게 안에는 점원도 계산대도 없습니다. 손님이 창구 앞에서 QR코드를 찍으면, 안에 서 있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몸을 돌려 진열대로 가서 음료를 집고, 다시 돌아와 창구 밖으로 건네줍니다. 중국 인공지능 기업 센스타임(SenseTime) 계열사가 운영하는 로봇 편의점 '센스마트고(SenseMartGo)'의 모습입니다. 올해 10월 초 국경절 연휴 동안 이 편의점의 상하이 매장들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손님이 몰렸고, 회사는 일부 매장의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강변 로봇 매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손님에게 음료를 건네는 모습
글로벌AI로봇협회

 

로봇이 물건을 파는 가게라고 하면 아직은 신기한 구경거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번에 회사가 내놓은 숫자들은 로봇이 물건을 얼마나 잘 집느냐보다 가게 하나에 사람이 몇 명 필요하냐, 들인 돈을 몇 달 만에 돌려받느냐에 가깝습니다. 이 글에서는 센스마트고가 어떤 가게인지, 연휴 동안 발표된 숫자가 무엇을 말해 주고 무엇은 말해 주지 않는지, 그리고 이런 가게가 수십 곳에서 수천 곳으로 늘어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로봇 한 대가 지키는 작은 가게

센스마트고는 센스타임 산하의 스마트 유통 기업 상탕산후이가 만든 로봇 편의점입니다. 가게를 지키는 것은 휴머노이드 로봇 '샤오마이'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진열대로 가서 상품을 집고, 몸을 돌려 손님에게 건넵니다.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가장 빠를 때는 15초 만에 한 건을 끝냈다고 합니다. 줄 뒤에 선 사람이 무엇을 살지 고르는 사이에 앞사람은 벌써 음료를 들고 자리를 뜨는 셈이죠.

 

손님이 뜸해지면 샤오마이는 조금 다른 일을 합니다. 지나가던 아이가 손을 내밀면 악수를 하고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젊은 관광객과는 농담을 주고받거나 춤을 춥니다. 나이 든 손님에게는 시를 읊어 주기도 합니다. 카메라로 상대의 나이와 성별을 짐작해 부르는 말과 말투를 바꾸는데, 젊은 여성 손님은 친근한 호칭으로 부르는 식입니다. 손님이 아예 없을 때는 진열대를 정리하고 재고를 세고,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와 하루에 얼마나 들여놓아야 하는지를 판매 데이터로 따져 봅니다.

 

이런 가게는 현재 상하이, 허페이, 선전, 칭다오, 옌청 등 중국 여러 도시에 20여 곳이 있습니다. 상탕산후이는 연휴 직전 상하이에서 매장 운영 시스템 '센스마트 OS'를 발표하고, 협력사들과 함께 '천 개 도시, 만 개 매장 계획'이라는 확장 계획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이번 국경절 연휴는 이 사업 모델이 손님이 갑자기 몰리는 상황을 버틸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일종의 시험대였던 셈입니다.

거래액 25배, 무엇과 비교한 숫자일까

중국 매체 신민완바오의 보도에 따르면 연휴 동안 상하이 매장 전체의 거래액은 평일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바오산 빈장점으로, 거래액이 그 전 주보다 25배 이상 뛰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 쉬후이 빈장 등 주요 상권의 매장들도 관광객 덕분에 거래액이 크게 늘었습니다.

 

여기서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읽을 때는 조심할 점이 있습니다. '두 배 가까이'는 상하이 매장 전체를 평일과 비교한 숫자이고, '25배'는 매장 한 곳을 바로 전 주와 비교한 숫자입니다. 비교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평균 두 배, 최대 25배"처럼 한 줄로 묶어 같은 잣대의 숫자인 것처럼 읽으면 안 됩니다. 게다가 실제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원래 거래액이 크지 않은 매장이라면 몇 배로 늘어나도 금액으로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오산 빈장점의 위치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매장은 연휴 저녁마다 드론 불꽃쇼를 보려는 인파가 모이던 강변 산책로에 있습니다. 거래액이 늘어난 데에는 로봇의 솜씨만큼이나 가게 앞을 지나간 사람 수가 크게 작용했을 것입니다. 보도에서도 관광객의 방문과 소비가 거래액을 끌어올렸다고 짚었습니다. 결국 이번 숫자가 확실히 보여 주는 것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도 로봇 혼자 가게를 돌릴 수 있었다는 점이고, 이 가게가 평소에도 장사가 잘된다는 뜻까지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매장당 직원 0.2~0.3명이라는 계산

로봇이 가게를 맡을 때 정말 따져야 할 질문은 '물건을 정확히 집느냐'가 아니라 '수지가 맞느냐'입니다. 상탕산후이의 공동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인 이솨이는 센스마트고 매장 한 곳에 드는 인력이 평균 0.2~0.3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사람이 매장 3~5곳을 나눠 맡는다는 뜻입니다. 그는 일반 편의점은 매장 하나에 두 사람이 교대로 일해야 한다는 점과 비교했습니다. 계산대 앞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지는 대신, 한 사람이 여러 매장을 돌보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죠.

 

직원 한 명이 로봇 매장 네 곳을 돌며 관리하는 모습
글로벌AI로봇협회

 

들인 돈을 얼마나 빨리 돌려받는지도 밝혔습니다. 가게를 차리는 데 쓴 돈을 장사로 번 돈으로 모두 메우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투자금 회수 기간이라고 합니다. 이 기간이 짧을수록 같은 돈으로 더 빨리 다음 매장을 열 수 있습니다. 이솨이에 따르면 상하이의 좋은 입지에서는 이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중간 정도 입지에서는 1년 정도입니다. 새 매장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도 처음 2~3개월에서 지금은 1~2주로 줄었고, 앞으로는 하루 단위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다만 이 숫자들은 모두 회사 측이 밝힌 것이고, 외부 기관이 따로 확인한 것은 아닙니다. 0.2~0.3명이라는 인력에 로봇을 정비하거나 수리하는 사람까지 들어가는지도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계산이 맞아떨어지는지는 앞으로 더 많은 매장이 더 오래 운영된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게마다 파는 물건이 다르다

이솨이가 따로 꺼낸 사례도 있습니다. 쉬후이 빈장에는 센스마트고 매장 두 곳이 불과 30~5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두 곳 모두 생수와 음료처럼 어디서나 파는 상품을 팔았기 때문에, 두 번째 매장을 열 때 팀은 손님을 나눠 갖게 될까 봐 걱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두 매장은 나머지 상품에서 서로 다른 쪽에 힘을 줬습니다. 한 곳은 구운 소시지를, 다른 한 곳은 맥주를 주로 팔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매장은 손님을 빼앗지 않았고, 오히려 전체 매출이 함께 늘었다고 합니다.

 

매장 주변에 어떤 사람들이 다니는지에 따라 상품 구성도 바꿉니다. 강변 관광지 매장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아 아이스크림, 음료, 어린이용 소품을 주로 팝니다. 사무실 건물에 있는 매장은 커피와 당을 줄인 기능성 음료처럼 직장인이 찾는 상품을 앞세웁니다. 로봇이 물건을 건네는 방식은 같아도, 무엇을 팔지는 결국 그 자리의 손님이 정하는 셈입니다.

시연장에서는 보이지 않던 문제

실제 가게에서 일하다 보면 시연장에서는 생기지 않던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솨이가 든 예는 유리병입니다. 냉장 설비의 찬 바람이 돌기 시작하면 유리병 겉면에 물방울이 맺히고, 그 때문에 로봇 손에서 병이 미끄러졌다고 합니다. 팀은 설비를 30분 일찍 켜서 물방울이 마를 시간을 두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는 이런 세세한 문제는 실제로 장사를 하는 환경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샤오마이가 손님마다 말투를 바꾸고 농담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회사 측은 매장이 매일 관광객을 맞으며 쌓은 데이터로 로봇의 말과 반응을 계속 다듬고 있고, 이런 재미있는 반응이 손님을 끌어 매출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십 곳에서 수천 곳으로 가려면

그렇다면 20여 곳인 매장이 계획대로 수천, 수만 곳으로 늘어날 수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수리 체계를 꼽습니다. 지금은 로봇이 고장 나도 에어컨이나 텔레비전처럼 금방 사람이 찾아와 고쳐 주는 애프터서비스망이 없습니다. 매장이 늘어날수록 고장 나는 로봇도 늘어날 텐데, 이를 정비하고 수리하고 품질을 점검할 기술 인력을 먼저 길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보도는 확장 속도가 세 가지에 달려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수리 체계를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 로봇 한 대의 하드웨어 가격이 얼마나 내려가느냐, 그리고 장소마다 실제 판매량이 얼마나 꾸준히 유지되느냐입니다. 연휴 동안의 숫자는 이 가운데 어느 것에도 아직 답을 주지 않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연휴 며칠을 버텼다는 것과, 평범한 화요일 오후에도 계산이 맞는다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로봇 편의점은 로봇을 시연 무대에서 도시의 거리로 끌어낸 사례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하지만 '거래액 25배', '직원 0.2명' 같은 숫자를 볼 때는 무엇과 비교한 숫자인지, 누가 밝힌 숫자인지, 무엇이 빠져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숫자라도 기준을 알고 읽을 때와 모르고 읽을 때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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